제주 동백작은학교의 교육실험 이야기 8화 [평범하지만 위대한 제주 사람책 이야기, 들어 보셨수꽈?]

애월
2022-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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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정현종 시인의 시 '방문객'처럼 한 사람의 생을 책 읽듯 만나보는 시간은 실로 큰 배움이자 가슴 벅찬 일이다.

동백작은학교에서는 '사람책'이란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제주에서 삶을 살아가는 다양한 분야의 분들을 모셔서 

그의 생애를 책 읽듯 만나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이 직접 그분에 대해 미리 공부하고, 정성스레 초대의 편지를 써서 그분들에게 보낸다. 

그러면 어김없이 아이들의 정성에 일정을 빼고서라도 귀한 걸음을 내어주신다. 참 감사한 일이다.



아이들이 만나고 싶은 사람책은 다양하다. 옆집 사는 농부의 이야기부터 

음악, 예술, 의학, 생태, 환경, 젠더, 난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아이들은 그들의 삶을 통해 

자기 삶들을 반추하며 각자의 길에 방향을 잡아간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직접 공부하고 섭외하며 한 사람의 생애에 경외심을 가지고 만나기 전까지 

정말 설레는 마음으로 그들을 기다린다. 마치 유명한 연예인을 만난 듯 소중하게 그들을 기다린다.


지난 학기에 모신 동네 옆집에 사시는 농부님은 

처음에 제 삶이 누군가에게 강의할 만큼 잘 살아온 삶이 아니라서

 아이들에게 전해 줄 말씀이 없다고 하셨지만, 

사람책 수업을 통해 제 삶을 아이들에게 이야기로 나누어 주시곤, 눈물을 글썽이며 행복해하셨다.

이렇게 자신의 생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해 본적이 없었다면서, 

아이들 덕분에 본인이 살아왔던 삶을 돌아보고 정리할 수 있었다고 기뻐하셨다. 

처음 느낀 감동의 시간이라고도 하셨다.

평범한 동네 농부를 초대해 주어 감사하다며 그날 이후 직접 농사지은 수박, 옥수수, 파 등을 

잔뜩 동백이들에게 전해주시곤 하셨다. 받는 이도 주는 이도 따뜻한 나눔이었다.

사람책 수업은 비단 학생들에게만 큰 배움이 아니다. 

그것을 나누어 주는 사람책의 주인공들도 

제 삶의 굴곡들을 정리해가고 더 나아가는 힘이 얻게 되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만들어 가는 사람책 수업이 가장 재미있고 의미 있다고 한다.
우리는 유명한 사람들보다는 평범하고 다양한 이웃들과 살아간다.

'아이들은 어쩌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힘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를 사람책 수업을 통해 알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을 지금 이 순간 소중하게 살아가는 힘이 결국 우리의 미래가 되지 않을까.

 어른들이 각자의 삶을 소중하게 잘 살아내는 것이 결국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를 

새삼 알아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번 학기 아이들은 자유와 사랑을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여유와 설빈,

 모든 생명의 평화를 이야기하는 엄문희 선생님, 

살아있는 제주의 역사이자 제주의 자연을 아름답게 담아내시는 김수오 선생님을 만났다. 

이후 시각예술활동가 제람님과 4.3을 노래한 시인 이종형 시인의 사람책을 읽을 예정이다.

다음 학기에도 아이들이 만나고 싶은 사람책은 다양하게 이어진다.

 제주 속, 우리 이웃들의 삶이 이렇게 훌륭하다는 것을 알아가고 배워가는 일은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큰 배움이자 삶이다.



동백학교 아이들이 만나는 제주 사람책, 그들의 평범하고 소중하고 위대한 이야기가 이곳에 연재될 예정이다.


동백작은학교는 교무실도 운동장도 없지만, 온 마을을 학교 삼아 제주를 여행하듯 살아가는 작은 청소년 공동체이다. 

아이들이 만나는 우리의 이웃, 사람책 수업은 어떤 교육과정보다 훌륭한 배움의 과정이다. 

앞으로 어떤 사람책을 만나게 될지 벌써 설렌다. 찬찬히 둘러보면 우리의 이웃들은 이렇게 설레는 사람들일 것이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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