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0일에 열린 ‘2022 제주민중민주민생대회’에서 청소년 발언으로 현서가 ‘미래에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어요. ‘
우리가 왔다! 우리가 옳다! 우리가 간다!’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 이번행사는 제주민중 스스로가 불평등과 모순을 타파하는 주체로 설 것을 결의하며 모인 행사인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가 지키고 실천해 가야할 의제들을 발언해 주셨어요.
아래는 현서의 편지 전문입니다.
“안녕하세요. 미래의 여러분들은 어떻게 살고 있나요?
어떤 공기를 마시고, 어떤 하늘을 바라보며, 어떤 바람을 맞고 있나요?
여기는 2022년 12월 10일 제주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평등과 모순을 타파하는 주체로 설 것을 결의 하며 제주 시청 앞에 모여 있어요.
저는 15살 동백작은학교 송현서라고 해요. 여느 청소년들처럼 시끄럽고, 정신없게, 웃고, 울고, 웃으며 하루하루 행복한 십대의 일상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어요. 때때로 노동인권에 대한 고민도 하고, 기후위기에 대한 고민도 하고, 세월호을 기억하려고 애쓰고, 비자림로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기도 해요.
사실 가끔은 아무 고민도 하지 않고 그냥 내가 편한대로 살아가고 싶기도 해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하고, 그 질문들에 답을 찾아가며 살아가고 있어요. 사실, 저희의 미래는 너무 불안해요. 하루가 멀다하고 나무가 베이고, 누군가의 집이 없어지고, 아무리 안전을 외쳐도 노동자는 죽음을 당하고, 바다가 색을 잃어가고 있어요. 이 제주를, 이 아름다운 제주를 지키기 위해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러분들이 살고 있는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지만 이 질문은 여러분들이 아니라 저희에게 던져져야겠죠.
우리를 바꿀 수 있는 건 우리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요.
우리가 살고 있는 제주는 참 놀랍도록 아름다운 곳이에요. 강정마을, 비자림로, 오름들. 걸으면서 스치는 풍경 풍경들이 사라진다는 생각은 해본 적도 없는데, 저는 정말 모르겠어요. 그곳은 어떤가요? 저희는 얼마 전 겨울인데도 여름같이 뜨거워서 반팔을 꺼내어 입었어요. 날씨가 정말 좋았는데, 무서웠어요.
그리고 바로 다음날에는 눈이 올 정도로 추웠다면 믿어지시나요? 이제 아무리 노력해도 지구는 원상복귀가 힘들어요. 이렇게 아무생각 없이 살아간다면 지구가 3.5배는 더 필요하다고 하는데 어른들은 이미 우리가 미래에 사용해야 할 자원들을 다 썼음에도 실천하지 않고 바뀌지 않아요.
계속 일회용품을 쓰고, 환경을 헤치고, 세월호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노동자들의 삶은 더 나아지지 않아요. 우리는 작년에도 올해도 현장실습으로 희생된 고 이민호 군을 추모하며, 안전한 세상을 위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고민하고 분노하기도 했어요. 김용균 법이 생기고 노동인권에 대해 이야기 해 봤자 또 사고는 반복될 뿐이에요.
이 상황에서 우리는 누굴 믿어야 할지 우리가 학교에서 국영수과를 배우는 것이 대체 무슨 소용이 있는지 우리의 미래가 보장되어 있지 않은 이 세상에서 모든 청소년들이 학교파업을 하고 거리로 나와도 모자라다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만나고 안심하고 웃을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만난 제주 활동가들, 그리고 제주 곳곳에서 정말 열심히 평화를 위해 자연을 위해 우리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저희는 저희가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할 거에요.
강정에는 해군기지가 세워졌지만, 여전히 우리는 더 큰 평화를 위해 집회에 나갈 것이고, 고 이민호 군의 추모와 청소년들에 안전을 위해 거리로 나가 외칠거에요. 며칠 전에는 세월호를 기억하려는 제주 청소년 모임에서 세월호 안전 모니터링을 다녀왔어요.
늘 주변의 아픔을 잊지 않고 기억하려는 사람들이 있어요. 비자림로에 피켓을 보내오는 마음들과, 그걸로 다시 싸울 힘을 내는 마음들이 있고. 4.3을 기억하는 청소년들이 있고, 제주 제2공항을 반대하며 이 추운 거리에 나와 시위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 마음들이 모이면 무언가가 바뀌겠죠? 저희는 지킬게 너무나 많고, 잃은 것도 너무나 많고, 또 끝까지 싸우려는 마음들도 너무나 많아요. 그곳은 부디 모두가 안전하고 공정하게 살아가는 행복한 세상이길.
그 세상을 바라며 저희는 이곳에서 최선을 다해 지켜 나갈게요. 어른들에게도 부탁하고 싶어요. 이 많은 한정된 자원들을 이만큼 쓰셨으니 이제는 미래를 위해 부디 자신들의 이익보다는 자신들의 편리함 보다는 많은 불편함을 기꺼이 안고 우리가 살아갈 미래를 위해 싸워주세요.
이 편지가 미래의 여러분들에게 닿을 때, 부끄럽지 않은 과거가 될 수 있게. 이렇게 쌓여진 하루하루들이 결국 우리를 만든다는 것을 기억하며 여러분도 저희도 잃은 것보다 지킨 것이 더 많은 하루가 되길 바래요. 안녕히 계세요.
12월 10일에 열린 ‘2022 제주민중민주민생대회’에서 청소년 발언으로 현서가 ‘미래에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어요. ‘
우리가 왔다! 우리가 옳다! 우리가 간다!’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 이번행사는 제주민중 스스로가 불평등과 모순을 타파하는 주체로 설 것을 결의하며 모인 행사인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가 지키고 실천해 가야할 의제들을 발언해 주셨어요.
아래는 현서의 편지 전문입니다.
“안녕하세요. 미래의 여러분들은 어떻게 살고 있나요?
어떤 공기를 마시고, 어떤 하늘을 바라보며, 어떤 바람을 맞고 있나요?
여기는 2022년 12월 10일 제주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평등과 모순을 타파하는 주체로 설 것을 결의 하며 제주 시청 앞에 모여 있어요.
저는 15살 동백작은학교 송현서라고 해요. 여느 청소년들처럼 시끄럽고, 정신없게, 웃고, 울고, 웃으며 하루하루 행복한 십대의 일상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어요. 때때로 노동인권에 대한 고민도 하고, 기후위기에 대한 고민도 하고, 세월호을 기억하려고 애쓰고, 비자림로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기도 해요.
사실 가끔은 아무 고민도 하지 않고 그냥 내가 편한대로 살아가고 싶기도 해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하고, 그 질문들에 답을 찾아가며 살아가고 있어요. 사실, 저희의 미래는 너무 불안해요. 하루가 멀다하고 나무가 베이고, 누군가의 집이 없어지고, 아무리 안전을 외쳐도 노동자는 죽음을 당하고, 바다가 색을 잃어가고 있어요. 이 제주를, 이 아름다운 제주를 지키기 위해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러분들이 살고 있는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지만 이 질문은 여러분들이 아니라 저희에게 던져져야겠죠.
우리를 바꿀 수 있는 건 우리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요.
우리가 살고 있는 제주는 참 놀랍도록 아름다운 곳이에요. 강정마을, 비자림로, 오름들. 걸으면서 스치는 풍경 풍경들이 사라진다는 생각은 해본 적도 없는데, 저는 정말 모르겠어요. 그곳은 어떤가요? 저희는 얼마 전 겨울인데도 여름같이 뜨거워서 반팔을 꺼내어 입었어요. 날씨가 정말 좋았는데, 무서웠어요.
그리고 바로 다음날에는 눈이 올 정도로 추웠다면 믿어지시나요? 이제 아무리 노력해도 지구는 원상복귀가 힘들어요. 이렇게 아무생각 없이 살아간다면 지구가 3.5배는 더 필요하다고 하는데 어른들은 이미 우리가 미래에 사용해야 할 자원들을 다 썼음에도 실천하지 않고 바뀌지 않아요.
계속 일회용품을 쓰고, 환경을 헤치고, 세월호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노동자들의 삶은 더 나아지지 않아요. 우리는 작년에도 올해도 현장실습으로 희생된 고 이민호 군을 추모하며, 안전한 세상을 위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고민하고 분노하기도 했어요. 김용균 법이 생기고 노동인권에 대해 이야기 해 봤자 또 사고는 반복될 뿐이에요.
이 상황에서 우리는 누굴 믿어야 할지 우리가 학교에서 국영수과를 배우는 것이 대체 무슨 소용이 있는지 우리의 미래가 보장되어 있지 않은 이 세상에서 모든 청소년들이 학교파업을 하고 거리로 나와도 모자라다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만나고 안심하고 웃을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만난 제주 활동가들, 그리고 제주 곳곳에서 정말 열심히 평화를 위해 자연을 위해 우리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저희는 저희가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할 거에요.
강정에는 해군기지가 세워졌지만, 여전히 우리는 더 큰 평화를 위해 집회에 나갈 것이고, 고 이민호 군의 추모와 청소년들에 안전을 위해 거리로 나가 외칠거에요. 며칠 전에는 세월호를 기억하려는 제주 청소년 모임에서 세월호 안전 모니터링을 다녀왔어요.
늘 주변의 아픔을 잊지 않고 기억하려는 사람들이 있어요. 비자림로에 피켓을 보내오는 마음들과, 그걸로 다시 싸울 힘을 내는 마음들이 있고. 4.3을 기억하는 청소년들이 있고, 제주 제2공항을 반대하며 이 추운 거리에 나와 시위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 마음들이 모이면 무언가가 바뀌겠죠? 저희는 지킬게 너무나 많고, 잃은 것도 너무나 많고, 또 끝까지 싸우려는 마음들도 너무나 많아요. 그곳은 부디 모두가 안전하고 공정하게 살아가는 행복한 세상이길.
그 세상을 바라며 저희는 이곳에서 최선을 다해 지켜 나갈게요. 어른들에게도 부탁하고 싶어요. 이 많은 한정된 자원들을 이만큼 쓰셨으니 이제는 미래를 위해 부디 자신들의 이익보다는 자신들의 편리함 보다는 많은 불편함을 기꺼이 안고 우리가 살아갈 미래를 위해 싸워주세요.
이 편지가 미래의 여러분들에게 닿을 때, 부끄럽지 않은 과거가 될 수 있게. 이렇게 쌓여진 하루하루들이 결국 우리를 만든다는 것을 기억하며 여러분도 저희도 잃은 것보다 지킨 것이 더 많은 하루가 되길 바래요. 안녕히 계세요.
동백작은학교 송현서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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