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사람책 - 김수오원장님

동백
2022-07-02
조회수 794

동백이들이 만나본 세번째 사람책은 ‘김수오 선생님’입니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김수오 원장님은 자신의 생을 한권의 책을 보듯 정말 재미있고 감동스럽게 풀어 주셨습니다. 


제주의 공동체적인 문화 속에서 자란 이야기, 서울에 가서 공부하는 동안 명절 때는 비행기 값이 비싸서 제주사람들끼리 모여 명절을 보내고 더 끈끈했던 이야기로 시작해 어두운 우리의 역사 속에서 살아가셨던 이야기들도 들려 주셨습니다. 


탁하니 억하고 죽었다던 그 시절 박종철이란 친구는 김수오원장님과 1학년 때 같이 놀았던 친구였고, 당시 친구들이 감옥도 가고, 숨겨도 주었던 암울했던 시대의 역사, 영화에서는 분노가 크게 나오는데 실제로는 공포와 두려움이었다며 그 당시의 생생한 역사의 현장도 들려 주셨습니다. 

4학년이 되면 원래 대학원진학이나 유학을 가는데 4학년 1학기 내내 매일 명동거리에서 데모를 하며 경찰들에게 협박을 받았던 이야기도 들려주셨습니다.


힘든 시간을 거쳐 고향으로 내려왔고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 있던 상태에서 형따라 오름을 올랐는데 그 오름이 정말 멋있었고 그곳에서 내려다 보는 제주가 너무 아름다웠다고 합니다. 4년만에 추석 때 내려온 아들을 보고 엄마가 너무 놀라 전복이며 닭이며 정성껏 고아주셨는데 먹지를 못하셨다고 합니다. 속이 시커멓게 탔고 말라있었고, 세상이 참으로 두렵고 무서워 겨우겨우 눈물의 졸업식을 맞이 했다고 합니다. 


돈도 잘 벌고 안정적인 연구소를 다녔으나 그 삶이 즐겁진 않았고, 당시 직장인은 빨갱이라 하지 않았으니 빨리 학교를 졸업해야만 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몸이 좋지 않아 시작한 한의학에 빠졌고, 명상과 요가를 하며 몸도 마음도 나아지면서 경희대 한의예과에 뒤늦게 입학했고, 그저 학문만 즐기고 자유롭고 행복했던 시간이라고 했습니다. 그 전 서울대에서는 늘 최류탄이 터지고 끌려갔던 시대여서 미팅은 꿈도 못꿨지만, 한의대에서는 누리지 못했던 다양한 지적인 영역을 즐길 수 있고 사람들과 다양하게 소통하고 나눌 수 있어 행복했다고 합니다.


20개 후반에는 행복하지 않았지만 87년 현기영 선생님을 중심으로 우리 고향을 4.3의 한을 폴자라는 모임이 생겼고 그 때가 삶의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그 모임의 간사를 하게 되며 활발한 활동을 했고 강요배 선생님은 그림으로 4.3을 그리고, 간사니까 4월 3일이 되면 향우회 협의회, 다양한 제주출신 문화인사들과 문화제를 진행하며 몸은 바쁘고 힘들었지만 행복했던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육지에서 한의원을 하고 있다 강정 활동가들에게 침도 놔주러 가고 가치 있는 일들에 자신의 재능기부로 봉사를 하다 결국 제주로 왔고, 일 마치면 데모하다 다친 사람들을 진료했다고 합니다. 


1막은 아름다운 제주땅에서 자라 자연과학을 하고 싶었지만, 2막은 형편 때문에 전자공학을 했고, 3막은 내가 행복한 일 한의학과 사진을 찍으며 내 고향땅이 다시 살아나는 일을 하며 지금은 사진찍는 낙에 빠져 행복함을 느끼며 살아가신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인생에서는 생각지 못한 작은 계기들에 의해서 바뀔 수 있는데 선택의 순간은 하나밖에 없고, 그때 ‘내가 살고 싶은 삶에 가까운 것’, ‘내가 어떤 순간에 행복했나’를 돌아봤고, 행복했던 순간이 정확히 거기에 있다면 거기에 가치가 있는 것이라는 아름다운 이야기도 전해 주셨습니다. 


동양고전 지호락 으로 말하자면 지금은 락에 속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무엇이든 내 삶이 즐거운 쪽으로 선택에서 살아가시고 있다는 원장님의 모습에서 정말 행복함과 즐거움이 느껴졌습니다.


말의 사진을 찍으며 말들을 통해 제주의 땅과 생명의 느낌들을 담고, 일을 마치고 피곤한 일상 속에서도 좋아하는 일은 하나도 피곤하지 않으시다고 하십니다. 밤에는 오름에 올라 제주의 실루엣을 사진에 담으며 멋있게 삶을 즐기며 살아가는 모습에서 동백이들도 어렴풋이 우리의 삶이 어떤 삶이어야 하는가를 느껴가는 것 같았습니다. 


동백이들에게 사람이 없는 오름에서 해질녘에 진정한 오름의 멋을 보여주고 싶다고 약속도 하셨습니다. 곧 또 만나뵙겠습니다. 


소중한 삶을 나누어 주신 김수오 원장님께 다시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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